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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중화주의, 패권주의로 변질되나?
관리자  2008-01-16 07:19:17, 조회 : 25,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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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중화주의, 패권주의로 변질되나?


독선적 민족주의로 흐를 땐 국제 사회질서에 악영향

"중국은 지금도 국가 체제를 정비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발전도상국이다. "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지난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한 말이다.

후 주석은 중화주의(中華主義)에 대한 세계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애써 중국이 발전도상국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은 매우 예민하다.

전 세계적으로 득세하고 있는 민족주의에 대해 중국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의 이런 민족주의 욕망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 전 세계 곳곳에서 민족주의 바람

지금도 민족 간 갈등으로 인한 전쟁이나 학살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그루지야 공화국이 수도 트빌리시 북쪽에 위치한 남오세티아의 독립을 외치며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신장 자치구에선 위구르 독립을 외치는 테러리스트들이 폭탄 테러를 감행,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발칸반도 옛 유고연방의 코소보가 수년간의 내전 끝에 최근 독립한 것도 민족주의의 극단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며 터키가 투르크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인접 국가인 이라크 국경선을 넘어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것도 민족 갈등의 한 단면이다.

이 밖에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명기하는 등 선진국들도 민족주의 바람에 편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민족주의 강화 움직임도 이런 전 세계적 분위기의 연장선에 있다.

중국은 몇 년 전부터 고구려를 중국의 한 지방 역사로 간주하더니 웅녀 사당을 중국에 짓고 있다.

이른바 중국 중심의 역사를 다시 만들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민족주의가 끝까지 가면 중화주의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 중국 민족주의는 어떤 특징이 있나

미국의 정치학자 조너선 폴락은 중화 의식은 중국인들의 장구한 역사와 문화 전통 속에 잉태돼 있는 것으로 그 속성상 패권(覇權)을 지향하는 요소가 들어있다고 설명한다.

중화주의에는 중국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듯 동북 아시아의 패자로 자임하는 동시에 미국과 대등하게 세계 질서를 양분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중국도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사정이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즉 개도국들이 근대 국가와 시민사회 형성 초기 과정에서 엿보이는 민족주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은 최근 고대사에 대한 재복원 열풍을 벌이면서 중국 민족의 기원을 끌어올리고 신화를 역사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근대 국민 국가들이 근대화과정에서 보여준 익숙한 행보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민족주의는 신중화주의나 중화패권주의라고 부르기보다는 일반적인 민족주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한다.

중국에서는 자기네들이 21세기 자본주의를 이끌면서 세계 중심 국가로 우뚝 설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현상은 중국이 19세기 아편전쟁 이후 서양 열강과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당했던 굴욕적 역사에서 비롯됐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 때의 심리적인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중국인들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

중국의 뒤틀린 민족주의가 배타적으로 흐르거나 팽창적으로 나아갈 때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은
중국의 민족주의가 극심해지면 곧바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 대륙의 정세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한 경험을 우리는 과거의 역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세력 균형 속에서 중국의 영향은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중화주의가 중국의 발전 원동력으로 자리잡으면 다행이지만 이것이 패권주의로 변질되면 중국 사회는 흔들릴 수밖에 없고 한국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들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질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민족주의 분출 에너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가 국제사회의 과제가 되고 있다.

이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분출하면 동아시아의 안정이 상당한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민족주의가 중화주의로 변질되더라도 과거 역사에서 작동했던 방식대로 관철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중화주의는 외부 문명과의 적극적인 교섭 없이 상대적으로 고립된 중화 문명권 내에서 가능했지만 21세기 중화주의는 미국 등 서구문명을 비롯 러시아 인도문명 등에 의해 견제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1세기 복수 문명이 상호 경쟁하면서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화주의가 과거처럼 통용될 수는 없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한국경제신문] 2008년 08월 15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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